[경제플러스=이솔 기자]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현장 영업’을 보다 강화하고 본점을 슬림화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3일자로 본점 인력 100여명을 영업점으로 보냈다. 올해 3월 진 행장 취임 이후 현장으로 자리를 옮긴 직원 수만 150여명이다.

진 행장이 그동안 직접 현장을 돌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지난 4월 초 첫 공식 행사로 서울·경기 지역 우수고객 300여명과 조찬을 했다.

이후 4월 내내 대전·충청 지역, 호남지역, 부산·울산·경남 지역, 대구·경북 지역을 돌며 현장 의견을 들었다.

실제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대출을 크게 늘렸다. 6월말 기준 원화대출 잔액은 218조7483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208조9313억원) 대비 9조8170억원 증가했다.

리스크 관리에 나서며 보수적인 영업을 한 KB국민은행(+2조2508억원)보다 네 배 이상 많은 수치다.

신한은행의 상반기 가계대출과 중소기업대출도 각각 4조2254억원, 4조8821억원 급증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신한금융의 순이익 전망치는 9763억원이다. 주요 금융지주 중 가장 높다.

진 행장의 임원 업무 재편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기관그룹을 맡았던 김성우 부행장은 개인고객부 등을 둔 개인그룹으로 옮겼다.

김 부행장은 자산관리(WM)과 영업 쪽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다. 이희수 부행장은 영업추진2그룹에서 기관그룹으로 이동했다.

기관그룹은 기관고객부와 시도금고영업부로 구성돼 있다. 이 부행장은 영업부장과 인천본부장 등을 역임한 현장 영업통이다. 인천본부장 시절 시도금고영업 경험도 있다. 신한은행은 인천시금고은행이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임원급 인사 전반이 전문성을 고려해서 다시 배치한 것”이라며 “특히 하반기를 앞두고 현장 영업을 강조하는 진 행장의 색깔이 분명하게 드러난 것”이라고 전했다.

진 행장의 디지털 전략은 현장과 맞물려 있다. “IT 개발자들이 현장에 나가 직접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방식으로 바꿀 것”이라는 게 진 행장의 소신이다. 현장에서부터 기술과 금융의 경계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로봇 PC가 업무를 대신 수행하는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도 디지털 전략의 핵심으로 꼽힌다.

신한은행은 오는 9월까지 14개 부서 30개 업무의 자동화를 완료할 계획을 세웠다. 현재는 6개 부서 13개 업무의 자동화를 마쳤다.

현재 진행하는 RPA 고도화 작업을 통해 향후 5년간 최소 92억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은행 측 계산이다.

글로벌 프로젝트는 베트남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전체 해외법인 중 가장 많은 이익(지난해 기준 30% 비중)을 내고 있으며 자산 비중도 13%에 달한다. 신한베트남은행이 최근 베트남 호치민의 랜드마크 지역 ‘푸미흥’에 부자들의 자산관리를 전담하는 영업점 ‘신한PWM 푸미흥 센터’를 개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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