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 조원태 사장
- 대한항공 조원태 사장

[경제플러스=송성훈 기자] 지난주 선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례를 마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하며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조 사장은 회사에 출근해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자"며 자신이 그룹 경영을 주도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재계는 6월 초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항공운송협회(IATA) 총회가 '포스트 조양호' 로써 조 사장의 경영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첫 행보로 보고 있다.

23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조 사장은 선친의 장례를 치르고 바로 다음 날인 지난 19일 아침 강서구 공항동 본사로 출근해 경영 일선에 빠르게 복귀했다.

조 사장은 복귀 첫날 사내게시판에 직접 글을 올려 장례식 5일 동안 선친의 장례를 돕고 조의를 표한 임직원들을 일일이 거론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이 글에서 "회장님 집무실에 들어가면 여전히 그 자리에 계실 것 같다"라거나 "장례를 치르는 동안 살아 계실 적 회장님께 사랑을 잘 표현하지 못했던 것을 가슴 치며 한없이 후회했다"는 등 애틋한 부자의 정을 숨김없이 표현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조 사장은 직원들을 향해서는 "여전히 마음은 무겁지만, 우리에게는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다"며 "임직원 모두가 자부심을 느끼고 고객과 국민이 신뢰하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대한항공이 되도록 새로운 마음, 하나 된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자"고 당부했다.

조 사장의 이런 메시지를 두고 회사 안팎에서는 그가 조양호 전 회장에 이어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을 책임지고 이끌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했다.

사내 분위기는 대체로 우호적이다. 조 사장이 올린 글에는 부친상을 당한 그를 위로하고 회사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취지의 댓글이 수십건 달렸다.

그 첫 무대는 6월 1∼3일 서울에서 열리는 IATA 총회가 될 전망이다.

IATA는 1945년 세계 각국의 민간 항공사들이 모여 설립한 국제협력기구로, 현재 120개국 287개 민간 항공사가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다.

IATA 총회는 글로벌 주요 항공사들과 보잉·에어버스 등 항공 관련 업계 최고위층이 모여 항공산업 전반을 논의하는 자리로, '항공업계의 유엔 총회'로도 불린다.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총회는 조양호 전 회장이 유치를 주도했다.

조 전 회장은 IATA 최고기구 집행위원을 지내는 등 국제항공업계에서 쌓은 탄탄한 신뢰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서울총회 유치를 성사시켰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선친이 생전에 쌓아 둔 글로벌 네트워크와 협력관계를 충실히 계승하고 경영 기반을 다지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경제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