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한준기 칼럼리스트] 카운터 오퍼(Count offer)! 새로운 곳으로의 이직을 결심하고 현재 직장에 이를 통보를 하는 경우 회사가 우리를 놓치지 않고, 더 붙들어 두기 위해서 상응하는 그 무언가의 대안을 제시하는 것을 말한다. 가장 많은 경우가 급여인상 등의 금전적인 보상일 것이다.

이직을 몇 차례 해본 사람들은 카운터 오퍼의 의미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 것이요, 특히 다국적 기업 쪽을 많이 돌아다녀 본 사람들은 카운터 오퍼를 주고 받는 시장의 생리에 대해서 꽤 익숙할 지도 모른다.

카운터 오퍼라 하면 과거에는 잘 나가는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의 세계, 그리고 다국적 기업에서나 나올 수 있는 이야기라 생각을 했지만 많은 기업들이 연봉제를 도입하기 시작하고 국내기업, 다국적 기업 할 것 없이 비즈니스 성장이라는 절대적인 목표를 위해 핵심인재확보와 유지가 필요한 오늘에 어느 기업이나 한 두 번씩은 염두를 해두며 사용하고 있는 옵션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카운터 오퍼(Count offer)를 받는 사람들이 카운터 오퍼의 진정한 의미, 그리고 그 이면에 숨겨져 있는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아직도 비일비재 하다는데 있다.

그 사람들 자신이 최고 경영자도, 인사 책임자의 입장도 아니기에 가끔씩 숨은 의미를 간과하는 경우가 있다.

몇몇 사람들은 회사가 한 번 자신에게 카운터오퍼를 던졌을 경우 전후좌우 상황은 헤아려 보지 않고 무조건 ‘역시, 나는 회사가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인재야!’, 또는 ‘징징대니까 젖을 주는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착각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성공적인 커리어관리를 위해 꼭 알아두어야 할 카운터 오퍼에 대한 몇 가지 팁을 전해주고자 한다. 최소한 두 가지 정도는 꼭 기억 할 수 있다면 여러모로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 함부로 ‘칼’ 빼서 휘두르지 마라

- 진정한 프로는 카운터 오퍼를 받지 않는다

사실 카운터 오퍼를 받아들이는 자체가 이득이 되는 일인지 손해가 나는 일인지는 한가지 케이스만 가지고서는 평가를 할 수가 없다. 모든 인사문제가 그렇듯이 각각 경우의 수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허나 한 가지 명심해야 할 분명한 진리는 카운터 오퍼를 수용하는 것은 한 직장에서 근무하는 동안 혹은 심한 경우는 평생 커리어를 쌓아가면서 한 번 정도만 진지하게 생각하고 고민해볼 수 있는 사안이라는 것이다.

결코 회사에 ‘무력시위’하기 위해서 시도 때도 없이 칼집에서 칼 빼 들어 휘두르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로 카운터 오퍼를 받을 생각은 꿈도 꾸지 말라는 것이다.

실제 기업현장에서는 연봉 인상을 하는 시기나 연말 연초 승진 자를 발표하는 직전에 다른 회사로 옮기게 되었다느니, 경쟁사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일주일 안에 새로운 취업 계약서에 사인을 해야 한다느니 하는 말을 흘리며 급여인상과 승진을 노리는 사람들이 왕왕 있다. 이런 사람들의 전술이 한 두 번은 먹혀 들어갈 수 가 있다.

어쨌거나 그 사람이 큰 대오 없이 일을 잘 진행하고 있고 혹 중요한 프로젝트에 관련되어 있는데 이 사람이 당장 회사를 떠나게 되면 나름대로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일을 진짜 잘 하는 핵심인재이기 때문에 붙드는 경우도 있지만 이 사람이 나갈 경우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 다시 원점부터 진행해야 할 여러 가지 절차가 너무 번잡스럽고 그 새로운 결과에 대한 확신도 제대로 서지 않기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쉽게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서 급여 조금 더 올려주고 그대로 눌러앉게 만드는 경우도 꽤 많다는 것이다. 문제는 당사자는 이런 속마음을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렇기에 착각 속에서 많이들 살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착각이 한 번으로 족하면 될 터인데 사태파악 하지 못하고 이를 아주 본인의 ‘연례 행사’화 해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불행히도 이런 경우는 그 사람들이 모두 쫓겨나듯이 옷을 벗고 그들의 ‘찬란하고 화려했던’ 행태는 금방 시장에 소문이 나기에 더 이상 다른 직장에 발붙이지 못하는 결론으로 마무리된다.

진정한 프로는 카운터 오퍼를 여간 해서는 받지 않는다.

진짜 잘 짜여진 본인의 커리어관리 로드 맵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은 즉흥적으로 이번에 한 번 회사를 옮겨 보는데 혹시 현재 회사에서 더 괜찮은 조건으로 카운터 오퍼를 던지면 그 때가서 고민을 해봐야지 하는 식으로 절대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진짜 프로들은 회사를 떠나도록 나를 미는 요인(‘push’요인)과 시장에서 나를 끌어당기는 요인(‘pull’요인)과의 함수관계를 정확하게 분석한 후에 의사결정을 하고 행동으로 옮기기에 카운터 오퍼에 거의 흔들리는 일이 없다.

또, 우리가 회사가 제안하는 카운터 오퍼를 받아들인다고 해서 회사측에서 “정말 끝까지 의리를 지켜주고 우리를 돕기 위해서 사직 이사를 철회해주어서 너무 고맙습니다!”라고 감격해 하지는 않는다.

표면적으로는 회사에 잔류하는데 대한 대가로 남들보다 파격적인 급여인상을 해주겠지만 회사가 바보가 아니라면 이제 그들은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더 주의 깊게 관찰할 것이고 항상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는 계획을 수립해 놓을 것이다.

이런 현실을 슬퍼하거나 화낼 필요는 없다. 어차피 다 그런 것이 비즈니스 세계의 생리요 인생이니까.

그렇다면 카운터 오퍼와 함께 종종 일어날 수 있는 컴백은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화려하게 컴백을 할 수 있으면 한 번 도전해 보자. 그러나 어정쩡한 컴백은 하지 마라. 한 회사를 다니다가 이직을 한 후 다른 회사에서 좀 더 큰 역할을 맡아 성공적인 경력을 만들었고 시장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던 차에 계속 호감을 갖고 있던 옛 친정에서 다시 러브 콜을 받을 수 있다.

상호간의 필요가 맞아 떨어져 옛날 친정으로 직급도 높이고 연봉도 높여 컴백을 할 수 있다면 이는 한 번은 해볼만한 시도이다.

물론 이 경우도 사내 반대세력은 만만치 않게 다시 컴백하는 당신에게 눈에 보이게 혹은 보이지 않게 저항할 지도 모른다.

필연적으로 당신은 진정한 리더십과 눈에 띄는 성과로 당신의 가치를 입증 시켜주어야 한다. 그러나 분명한 색깔과 목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고 그 와중에 마땅히 갈 곳도 없던 차에 옛 보스가 아쉬움 반 동정심 반으로 손을 내밀어 주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모양의 컴백은 그렇게 ‘영양가’ 있는 컴백이 아닐 수도 있다.

자신의 내면의 갈등, 그리고 불러준 보스에 대해 인간적인 도리를 지켜야만 한다는 보이지 않는 중압감과 외부의 저항 등 신경 쓰고 해결해야 할 요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커리어관리를 해 나가며 이직을 하는 과정에 필연적으로 만날 수 밖에 없는 ‘카운터 오퍼와 컴백!’ 이제부터라도 그 이면에 숨어있는 정확한 본질을 이해한 후 받아 들일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는 신중한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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