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희망타운 로드맵 / 국토부 제공
신혼희망타운 로드맵 / 국토부 제공

[경제플러스=도정환 기자] 정부가 지난 5일 저출산 해결 대책으로 '신혼부부와 청년 주거지원' 방안을 내놨다.

이 방안은 공적임대주택 공급, 신혼희망타운 공급, 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 공급, 한부모 가족 공공주택 지원 강화가 핵심이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신혼희망타운' 이다.

최근 정부는 저출산 속도가 예상보다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며, 올해 출산율이 1명 밑으로 추락하고, 출산 아동이 2022년 이전에 20만명대로 떨어진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정부는 저출산 해결 대책으로 '신혼희망타운'이라는 프레임을 걸고, 신혼부부에게 보다 완화된 조건과 주변보다 저렴한 시세로 총 10만 가구를 공급키로 한 것 이다.

또, 정부는 자격에 있어서 예비 신혼부부에게도 기회를 주기로 했다. 또, 소득기준도 맞벌이 130% 이하 까지 범위를 넓혀 이전보다 조건을 완화했다.

신혼희망타운은 가점제를 이용해 입주자를 선발하게 된다. 특히, 가점제를 1~2 단계로 나눠 예비 및 혼인 3년차 신혼부부를 따로 배려했다.

가점항목을 보면, 1단계에서는 가구소득, 해당지역 거주기간, 청약저축 납입인정 횟수를 평가해 만점이 총 9점이 된다. 2단계에서도 1단계와 같이 자녀수를 평가 항목으로 추가해 총 12점 만점이 되도록 했다.

신혼희망타운이 공급될 택지대상 지역들은 입지가 우수한 곳이 많다. 수서역세권, 과천지식정보타운, 과천 주암지구, 성남 금토, 위례신도시(북위례), 하남 감일지구, 파주 운정3지구, 성남 서현 등은 교통이 매우 좋거나, 서울에서 아주 가까운 지역이기 때문에 주변대비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는 투자 가치도 매우 높은 지역이다.

이 때문에 우수한 입지의 지역들은 가점 커트라인이 만점이나 만점에서 1점이 모자라는 정도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부가 중요한 부분을 간과하고 있다. 신혼부부의 집이 너무 작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의 현실 감각을 잊은 탁상행정이 또다시 도마위에 오를 수 있는 부분이다.

국토부가 공개한 방안 내용 중 선도지구로 공개한 위례신도시에 공급되는 아파트의 전용면적은 46m2와 55m2 이다. 분양가는 전용면적 55m2가 4억 6천만원 정도다.

현실적으로, 신혼부부 2명과 아이 1명의 3인 가족이 살 수 있는 최소 아파트 넓이를 전용면적 59m2 이라고 보고 있다. 여기에 아이를 하나 더 낳으면 4인 가구가 돼 59m2가 너무 좁아지게 된다. 이에따라, 4인 가족은 전용면적 84m2의 아파트로 옮겨가고 싶어 하는 게 현실이다.

기자 또한 어렸을 때부터 전용면적 59m2는 신혼부부 2명이 살거나 아기 1명에게 적합한 넓이로 그 이하는 쉽지않다는 말을 귀가 뚫어지게 들어왔다.

하지만, 정부가 공급하는 신혼희망타운의 전용면적은 59m2도 아닌 46m2, 55m2로 오히려 더 작다. 이 정책의 취지는 좋으나, 현실적인 부분을 간과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특히, 전용면적 46m2는 애를 낳고, 지속적으로 살 수 있는 크기의 주택이 아니다.

실질적으로, 신혼희망타운은 자녀 1명의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공급 정책이 될 것이며, 장기적인 저출산 대책이라고 볼 수 없다. 

이밖에도, 신혼희망타운은 인근 시세대비 가격이 낮기 때문에 '로또 아파트' 등 여러가지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

또, '금수저 청약' 논란도 일어 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위례신도시' 분양가에서 보듯 교통이 좋고 입지가 우수한 지역은 높은 분양가로 인해 부모님의 재정적 지원이 가능한 신혼부부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저출산이라는 국가의 큰 위기가 당면한 지금 주택공급 10만호라는 공급 수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신혼부부가 살 수 있는 집을 공급하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그 목소리를 반영하는데 더 세밀한 맞춤형 정책이 필요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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