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남은호 국장] 요즘 먹방이 유행입니다. 오늘도 밥 먹으면서 들은 애기를 하겠습니다.

며칠 전 50대 이상 실업급여 신청자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어떤 사람은 회사에서 50대 이상 명퇴를 강요하는 사람이 바로 50대 동료 임원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더군요.

그런데 사실은 대기업에 20대 100명이 취업한다고 해도 임원이 될 사람은 5명 이하로 그리 많지 않습니다.

사원에서 대리, 대리에서 과장, 과장에서 차장, 차장에서 부장, 부장에서 이사, 이사에서 상무 대우, 상무 대우에서 상무로 올라가기까지 층층 시야이지요.

이직, 질병 등 자연 감소, 혹은 실적이나 고가 부진으로 인한 구조 조정이던 간에 각 단계에서 10% 정도만 탈락한다 해도 임원 승진할 때는 몇 명 남지 않습니다. 그 후에도 승진하지 못하고 부담되는 인력은 명퇴를 하게 됩니다.

오늘 오찬은 올해 초 회사를 나오게 된 대기업 임원 출신 50대 초반의 선배와 역시 대기업 기획팀 출신으로 얼마 전 식당을 차린 40대 중반 후배와 함께 했습니다.

선배는 스카이 출신으로 정말 잘나가던 사람이었으며 앞으로 부사장까지 최소한 5년 정도는 직장 생활을 할 것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던 분입니다. 그런데 나무에서 떨어지더군요. 힘이 없어 보였습니다. 좀 쉬다가 취업을 하겠다고 했는데 잘 되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후배는 식당 차린 이야기를 했습니다. 임대, 인테리어, 장비 등을 다 합해 1억 정도 들었다고 합니다. 과거에 비해 인건비가 엄청 올랐고, 물가 인상으로 자재비도 생각 이상으로 많이 들어 갔다고 합니다.

인테리어 인건비로 1인당 일당 25~30만원 정도 주어야 온다고 합니다. 이야기를 하는 내내 두 분의 얼굴 표정이 밝지 않았고, 옛날과 다르게 목소리도 작았습니다.

애들이 대학생, 고등학생, 초등생까지 있는 분들로 생활비, 교육비도 많이 들어 가는 시기라 그렇겠지요.

어떤 분들은 그나마 대기업에서 임원, 부장까지 했으며 감사한 줄 알라고 하겠지요. 물론 다른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사할 수도 있겠지만, 그 분들에게는 현실이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시련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한국경제의 현 주소를 보는 것 같습니다. 미래를 준비하지 못한 서민들에게는 시련의 계절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봄은 왔는데 혹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서민들이 느끼는 밑바닥 민생 문제를 잘 풀어나가기를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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