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도정환 기자] 유럽 소형차의 전설 '클리오'가 드디어 국내에 상륙한다.

클리오는 프랑스 자동차 기업인 르노의 대표 소형차로, 전 세계에서 약 1400만 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링카다.

르노삼성은 그동안 클리오를 한국에 들여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여러가지 문제로 "클리오를 들여온다, 안온다"의 소문만 무성했을 뿐, 벌써 몇 년이 지났다.

이번엔 진짜로 들여 오는 게 맞는 듯 하다. 하지만, 르노삼성의 '태풍' 엠블럼을 빼고, 원작자인 르노의 엠블럼 '로장쥬' 마크를 달고 온다고 한다. 또, 국내생산 방식이 아닌 터키공장에서 생산해 국내에 수입되는 방식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르노 '클리오'가 국내에 출시된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국내 시장에 오랜만에 소형차 다운 소형차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소형차 시장은 중형차 시장 만큼 뜨겁지 않았기 때문에 소형차 모델들이 다양하지 못했고, 서로 비슷비슷한 모습 뿐이었다.

국내 완성차 중 클리오와 비교 될 수 있는 체급으로는 기아차 '프라이드', 현대차 '액센트' 정도가 되지 않을까, 위로는 K3, 아반떼, SM3 정도일 뿐 더 이상의 선택은 없어보인다. 국내 수입되는 소형차들을 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그나마, 폭스바겐 '골프'가 소형차 맏형 역할을 잘해주고 있을 뿐이다.

상품성이 이미 입증된 '클리오'에 대해 르노삼성은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출시하는 '클리오'를 통해 국내 소형차 시장에 새 바람을 넣고, 국산 완성차 점유율 3위를 차지하겠다는 다부진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목표 판매량도 월 1000대, 이달부터 12월까지 총 8000대 판매라는 큼지막한 목표를 세웠다.

그렇다면, 소형차에 관심을 둔 고객들은 클리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차량이 전시된 신사동에 위치한 ‘라뜰리에 르노 서울‘에서 한 고객은 이렇게 말했다. "클리오는 이쁘고, 좋긴한데... 참 애매하네요"

 
 

고객에 이같은 말의 배경은 이러하다.

우선, 르노삼성의 '클리오'인지 아니면, 르노의 '클리오'인지, 다시말해서, 이게 수입차인지, 국산차인지 르노삼성의 정체성에 의문을 갖는다는 말이다.

르노삼성의 '삼성' 로고와 이름은 프랑스 '르노'가 삼성자동차를 인수하면서,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삼성' 이름과 로고를 없애지 않고, 현재까지 사용해오고 있다. 국내 시장 판매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곧 상표권 갱신시한이 다가오면서, 삼성을 지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시기에 맞춰 르노는 '삼성'의 이름을 지우고, '르노'라는 이름으로 새 출발을 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아래, 엠블럼 교체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듯 보인다. 이 시발점이 클리오의 출시라고 볼 수 있겠다.

여기에, 고객은 가격을 지적하고 있다. 차량 가격이 비싸다는 거다. 사실, 클리오는 유럽에서 판매되는 가격보다 국내 가격이 오히려 천만원 이상이 싸다.

하지만, 고객들의 입장은 달랐다. 만약, 클리오를 국산차(르노삼성)로 본다면, 천만원이 유럽보다 싸더라도 여전히 비싸 보인다. 반대로, 수입차(르노)로 본다면, 가격을 제외하고는 매력적인 부분을 찾기 힘들어  보인다.

왜냐하면, '클리오'는 유럽에서 대중적인 소형차에 속한다. 벤츠, BMW, 아우디와 같은 프리미엄 가치에 주목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욕구와 성향엔 많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고객 입장에선 구매 결정까지 상당한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회사 내부적으로 이유가 있겠지만, 수입 방식은 국내생산에 비해 가격면에서 상당히 불리할 수 밖에 없다. 또, 국내 생산은 경우 라인업 확장, 옵션 운영을 통한 상품성 증대도 가능하다.

물론, 국내 생산은 초기 시설투자 등으로 인해 비용이 들수 있지만, 르노가 국내 시장에서 지속적인 영향력을 생각한다면, 국내생산을 더 이상 망설히 필요는 없다.

 
 

우리는 르노가 정확히 어떤 전략을 갖고, '클리오'를 국내 출시하는지 알 수 없다. 다만, 소비자들은 예전과는 많이 변했고, 가치 기준이 정말로 다양해졌다. 예를 들어, 대중적인 수입차냐 프리미엄급 수입차냐 또, 가격 상응한 성능과 브랜드 가치를 지녔느냐 등 기준들이 너무 다양하다.

이에 르노삼성 관계자에게 묻고 싶다. "까다로워진 국내 소비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포지셔닝 된게 맞냐"고 말이다.

"원래 수입차인데 이 정도면 싼 것"이라는 말은 QM3 시절로 끝내주길 바란다.

국내 시장에서 르노의 지속적인 브랜드 인지도를 위해 좀 더 다양하고, 더 세심한 전략이 아쉬울 뿐이다.

향후, '클리오'의 등장이 침체된 국내 소형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넣어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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