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송성훈 기자] 한국 경제가 올해 첫 1분기 성장률 1.1%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보였다.

세계 경기 성장세에 힘입어 수출과 설비투자가 '양 날개'가 돼서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국내 사정은 좋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용까지 온기는 미치지 않아 민간소비가 성장세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건설투자도 반짝 효과에 기댄 측면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가능성, 미 금리 인상 가속화 등 대외적으로도 곳곳에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1분기 지표는 '선방'했지만 성장 모멘텀이 2분기부터 약화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올해 3% 성장 달성까지 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18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보면 올해 1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1.1%였다.

분기 성장률은 작년 2분기 0.6%에서 3분기 1.4%로 확대했다가 4분기 -0.2%로 고꾸라졌으나 2분기 만에 1%대를 회복했다.

성장률이 1%대로 오른 데에는 전기 마이너스에 따른 기저효과 덕이 있다. 그러나 기저효과가 전부는 아니다. 경제 흐름도 탄탄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수출과 설비투자가 1분기 성장을 떠받친 '양 날개'였다. 올해 1분기 수출(통관 기준)은 1년 전보다 10.3% 늘었다. 영업일 수가 지난해보다 0.5일 줄었지만 반도체(44.2%), 컴퓨터(62.5%) 제품 호조 덕분에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세계 경제 회복세가 지속하며 글로벌 수요가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설비투자는 5.2% 늘어 2016년 4분기(6.5%)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요 증대에 맞춰 주요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반도체 관련 설비 확충에 나섰고 항공기, 선박 등에서도 설비가 증설됐다.

올해 둔화할 것이라던 건설투자도 예상을 깨고 2.8% 늘었다.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4.2%) 이후 1년 만에 가장 컸다.

그러나 2분기 이후 경기 흐름이 1분기 정도로 유지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설비투자와 수출은 여전히 호조를 보이겠지만 다른 지표엔 하방 요인이 적지 않다. 건설투자는 1분기가 반짝 상승이라는 평가가 많다.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에 따라 선수촌, 기반시설을 구축하느라 건설투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올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작년보다 14.2% 줄인 점도 도로, 철도 건설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민간소비도 미지근할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작년 1분기(0.5%) 이후 가장 낮은 0.6%였다. 민간소비 증가율 축소는 기저효과 측면이 강하다고 하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작년 12월부터 이달까지 내리 하락했다. 취업자 증가 폭은 올해 2월 10만4천명, 3월 11만2천명으로 줄었다. 조선업, 자동차 산업 등의 구조조정과 건설업 경기 부진 때문에 취업자 증가는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렵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부와 한은은 올해 3% 성장이 달성 가능하리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3.1% 성장한 한국 경제가 올해에도 3%대 성장을 달성하면 2010년(6.5%)∼2011년(3.7%)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3% 이상 성장하게 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3%대 달성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의견도 많다. 미·중 무역분쟁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고 세계 경기 회복세 둔화, 미국 금리 인상 가속화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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