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KB금융지주 회장을 뽑기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자리가 자리인 만큼 벌써 과열 양상을 보이며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번 회장 선임은 KB금융으로는 중차대한 명제다. 금융당국의 제재조치와 관련해 KB금융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모두 자리에서 물러남으로써 더 이상 결제라인을 비워둘 수도 없다.

자산 292조원으로 국내 금융회사 전체의 12분의 1을 차지하는 우리나라 금융의 맏형 격인 KB금융으로서는 경영 공백을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시급한 과제로 해도 KB금융 회추위는 경영 능력과 조직개혁 의지를 두루 갖춘 인물을 뽑아야 한다.

지금 KB금융에는 탁월한 금융전문가가 필요하다. 금융지주사 회장 자리는 사업을 다각화해서 은행 비중을 줄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KB금융은 전체 수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71%에 달할 만큼 절대적이어서 구조조정이 당위성이 제기되는 곳이다.

한국은 금융산업 후진국으로 꼽힌다. 세계경제포럼(WEF)의 글로벌 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금융시장의 성숙도는 80위에 불과하다.

따라서 KB회장 추천작업의 중심에 '금융산업 발전' 과제가 중심이 돼야 한다. 새롭게 선출될 KB회장은 뚸어난 경영수완과 강력한 조직개혁을 통해 낙후된 한국 금융산업의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회추위가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사안은 낙하산 인사를 배제해야만 한다는 점이다. 그간 정부는 KB금융지주 회장과 국민은행장을 사실상 낙점해 오면서 낙하산 논란을 가중시켰다.

그러나 이번에는 금융당국이 관치 및 낙하산 인사 논란을 우려해 ‘불개입 방침’을 거듭 밝혔다. 적절한 방침이라 본다.

이번 내분 사태를 초래한 원인이 정권에 의한 낙하산 경영자들 사이의 세력다툼에 있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회추위는 16일 4명의 2차 후보군을 발표하고 이달 말 최종 후보 1명을 선정할 계획이다. 회추위는 모든 과정의 투명한 공개와 함께 공정성을 기하길 당부한다.

후보들도 상대 후보에 대해 흑색선전을 하거나 인맥동원보다는 진정한 실력으로 경쟁하는 페어플레이를 펼쳐야 할 것이다.

KB금융의 회장선임 문제는 우리 금융계 조직을 어떻게 개선해나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가 될 것이다. 국민들이 KB금융의 인선 내용을 예의주시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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