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 중국 수출 전선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5월 우리나라의 대 중국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9.4%나 감소했다.

대중 수출 증가율도 작년 8.6%에서 올 들어 4월까지 2.7%로 크게 둔화된 데 이어 5월에는 결국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중 무역 흑자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인 26억5000만 달러에서 올 들어 5월까지 19억4000만 달러로 27%나 줄었다.

대 중국 수출이 부진해진 이유는 가팔랐던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중국 자체의 수출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은 7.4%에 그쳤고, 올 들어 4월까지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줄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 중국 수출에서 중간재 수출 비중은 73.3%에 달할 만큼 절대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의 수출 감소는 우리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더욱 큰 문제는 중국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 변화에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정책의 방향을 투자와 수출 위주 양적 성장에서 내수 중심의 질적 성장으로 전환했다.

이른 바 리코노믹스(리커창 총리의 경제정책)의 전면에 등장했다.

따라서 중국의 수입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줄어들고 있고 반대로 소비재 비중은 늘 수밖에 없는 구조로 변모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대중 수출 1위에 올랐지만 내수 수입 시장 점유율은 4위에 그쳤다.

오랫동안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면서 기술력을 축적해 한국 기업들과 기술 격차를 줄인 중국 기업들의 제품과 외국 기업들 사이에 끼어 중국 내수시장 점유율이 뒷걸음질 쳤다고 해석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중국의 전체 수입에서 가공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대 중반 50%대에서 최근 25%로 크게 줄었다. 그럼에도 한국은 아직도 중국을 임가공 수출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더욱이 작년 말 339억 달러(약 34조 원)에 달하는 한국에 대한 중국 투자 역시 움츠러들 가능성도 크다.

이러한 중국의 변화를 간과해서는 한국 경제를 지탱해 온 전체 수출에도 적신호가 커질 수밖에 없다.

중국은 우리나라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를 넘는 최대 시장이다. 지난해에는 26.1%였다.

중국 시장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에도 한국의 대 중국수출은 매년 10% 이상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중국 경제는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4%에 달할 정도로 강해졌고 이제는 '세계의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한국은행은 중국 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한국 성장률도 0.14%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추정할 만큼 중국 경제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중국 경제 둔화 가능성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변모하는 중국 시장 패러다임에 맞춘 새로운 수출 전략을 시도해야 한다.

가공무역 위주의 수출구조에서 벗어나 품질 좋은 완제품으로 중국 소비시장을 공략하는 쪽으로 방향 전환이 시급하다.

정확한 대응책을 마련하는데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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